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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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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담맘 작성일13-09-15 08:38 조회4,346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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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을 유기농으로 키운다는것이 참으로 힘든작업이다.
스피노자가
"나는 내일 지구가 망하더라도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말 하던 그 옛날에는 어떻게 키워 먹었을까???

2008년 사과 유목을 사다가 심었다.
우리 밭에는 일체의 농약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과연 사과가 잘 버텨줄까????

2년에 걸쳐 500여평 150여주를 심었다.

유목을 사다가 심기만 하였지,
실질적으로 관리를 해 주지 못하였다.

일단은 고추가 생업이다 보니, 고추랑 일손이 겹치니 어찌 할
방도가 없었다.

유목은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지 않다고 합리화 시키면서.....

그러다 보니, 봄이면 사과나무가 죽는것들이 생겼다.
사과나무 속에서 나무를 파먹는 벌레로 인하여...
깍지벌레라고 하나??
사과나무 원줄기의 중심부를 파먹으니 어찌 할 방법이 없다.
누구는 사과는 약 안하고는 절대 안되니,
살충제를 주사기로 놓으면 된다고 하고,
또 어떤이는 벌레가 들어가기전에 살충제를 살포해야 한다고 하고...

솔직히 사과를 특별히 해야하겠다는 생각이 없다보니,
안되면 그냥 파 내지....하는 생각으로 그냥 두고 보았다.

2012년, 봄...
한해만 더 해보고 사과나무를 없애야지 하는 생각이었는데.....
기술센타 사과담당자랑 얘기 할 기회가 생겼다.
우리 사과나무를 보더니....
그냥 파 내라고 한다...
허...
해담아빠, 은근슬쩍 오기가 생겼나 보다.....

그해에는 전지도 해 볼려고 하고, 적과도 해 볼려고 하고...
고추밭이 옆에 붙어 있어 석회보르도액도 같이 뿌려보고...
가을....사과가 발그스레 익어가고 있었다...

고추따러 오신 아주머니가 홍옥을 한입 베어 물더니...
"엄마야....이 사과 옛날 사과맛이다...."
이러시면서 참으로 가져간것은 쳐다도 보지를 않고는
사과만 드신다.
매번 나무에서 바로 따서는 사과를 참으로 너무 맛나게 드신다...

그렇게 2012년 생긴것은 너무도 못생겼고,
사과표면은 왜 그렇게 뭐가 묻어 있는지...

사과식재후 처음으로
홍옥이며, 시나노며, 부사를 따서는 우리 식구끼리 겨울내도록 먹었다.
겨울에 집에 오신 손님....
사과 있는곳을 가르켜주고는 먹고싶으면 알아서 먹으라고 하니...
어찌 주인보다 더 창고를 들락 날락...

그래....옛날 사과는 이런맛이었다.
무작정 단맛만 있는것이 아니고 새콤하면서도 달콤하고....

해담아빠, 올해는 사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다.
작년에 사과를 맛 보고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을 하였는지...ㅎㅎㅎ

며칠전 딱 1그루있는 홍로를 수확하였다.
비록 작고, 못생기고, 상처있고, 때깔은 시중의 사과에 견줄수는 없지만.
화학농약없이 이 정도 자라고 맛을 내 준다는것에 감사 할 뿐....

잎소지(사과잎제거작업)도 은박필림도 없이
이 정도 색깔을 내 준 사과나무에 감사하며
깨끗이 옷을 갈아 입고 나들이 준비를 하였다.
시댁과 친정으로 한박스씩 보내었다.
우리가 직접 키운 사과.....조상님들 제수상에 올리시라고...





이달말에 수확하는 홍옥과 시나노 스위트...
그리고 11월에 수확하는 부사는 판매를 해 볼까???

크기, 때깔, 상처, 이런 눈으로 보이는 모양에 상관없이
자연 그대로 자란 사과를 먹기를 원하시는분에게만........


댓글목록

깨몽님의 댓글

깨몽 작성일

ㅋㅋ 내 얘기도 있는가 보네요...
특히 껍질이 맛있었거든요... 그카이 꼭 껍질 벗겨내지 말고 드시라 카소~^^

해담맘님의 댓글

해담맘 댓글의 댓글 작성일

아무리 그래도 껍질에 너무 흠집이 많아요...........맛나게 드셔주니 참 좋더군요....ㅎㅎㅎ